교실에 피바람....

오늘 교실에 피바람이 휘몰아쳤습니다.

사건의 발단은 그 당시에는 전혀 작지 않았지만 지금 생각해 보면 작았던 한 사건에서 비롯되었습니다. 수련회 때 우리 반에서 힘이 센 두 아이가 약간 괴롭힘을 당하고 있는 한 아이의 모자에 침을 뱉었다는 사실을 알게 되면서였습니다. 여기에서부터 당시엔 분노 게이지가 화르륵 올라가 버렸습니다. 그래서 월요일에 죽었다고 이를 바득바득 갈면서 주말을 보냈지요.

그리고 오늘, 아침부터 하루 종일 사건을 캐기 시작했습니다. 이전부터 조금씩 알고 있었지만 남자 아이들 특유의 세력 다툼이겠거니 하고 넘어갔던 것들도 있어서 어느 정도 감은 잡고 있었고요. 그리고 설마설마 했던 일이 진짜였다는 것을 알아버렸습니다.

이 놈들.. 그 일 뿐이 아니라 학기 초부터 반 아이들을 때리고 욕하고 괴롭히고 돈도 뺏고 쓰레기를 남의 가방에 집에 넣기도 하고.. 그리고 차마 상상할 수조차 없었던 일까지 하고 있었다는 걸 알았지요. 정말 머리가 핑~ 돌더군요.

그래서 오늘 교실에는 피바람이 휘몰아쳤습니다. 이제 중1밖에 안된 놈들이 벌써부터 그러면 안되지요. 벌써부터 이런 못된 짓만 배우면 나중에 뭐가 되려고요. 애들에게 이야기했습니다. 난 너희들이 그런 쓰레기같은 새끼가 되는 꼴은 절대 못 본다고, 너희들에게 어떤 욕을 먹더라도 내가 지금 너희들 버릇을 고치지 않으면 안된다고요. 표정을 보아하니 분명 저에게 저주를 퍼붓고 있었을 겁니다. 그래도 이건 아니에요.

어쨌든 지금 제가 생각했던 것보다 일이 상당히 크다는 걸 알게 되었습니다. 한동안 골치 썩일 것 같아요. 저 혼자 해결할 수 있는 문제가 아니었습니다. 덕분에 지금 상당히 패닉 상태입니다.

by 텐(天) | 2006/06/12 22:46 | ::etc:: | 트랙백 | 덧글(12)

Commented by 행인1 at 2006/06/12 22:48
중1이 벌써.... 그나저나 엄청 심각한 문제를 맡으셨네요....
Commented by 우마왕 at 2006/06/12 22:53
아무리 그래도 패닉은 좋지 않아요. 스마일 스마일 마왕답게 스마일인 겁니다 ^^
Commented by 비오네 at 2006/06/12 23:23
이게 참 힘든 문제입니다. 개인적으로 이와 관련된 안 좋은 기억도 몇개 있구요.
중학생들은 덩치는 거의 다 컸는데 마음이 그 변화를 따라가지 못해서
오히려 더 막나가는 일을 저지르기도 하지요.
텐님, 힘내십시오.
Commented by 하늘이 at 2006/06/12 23:30
머리 아프시겠지만 학교폭력 문제, 초장에 끝장을 봐야 됩니다.
같잖은 충고일 수 있고 아이들에겐 미안한 이야기지만 그런 녀석들의 경우 대부분 처음에 설교로 끝내고 대충 넘어가면 다음에도 무사하겠지...라는 생각을 하게 되거든요.나아가선 피해를 받은 아이들에게 보복을 할 위험성도 있습니다. 그러면 그 아이들에게 당한 다른 아이들은 봐라, 역시 소용없더라라는 좌절감을 안겨줍니다.
그렇다고 저도 100% 해결할 수 있다고 자신하지는 못합니다만...
일단 가해 학생들의 학부모는 반드시 불러서 자기 아이들이 어떤 일을 저질렀는지 알려줘야 합니다. 그리고 그 자리에서 가해 학생들이 해온 일들은 자료화하고 필요하면 당한 아이들과의 대면을 통해 가해학생의 부모 자신이 문제를 파악할 수 있게 해야 합니다. 제 경험으론 대개는 처음에 부정을 하거나 자기 자식이라는 생각에 감싸는 경우가 많고 심지어는 증거를 대라고 적반하장인 경우도 봤습니다. -_-;;
Commented by 하늘이 at 2006/06/12 23:34
그리고 사건을 마무리 지으신 후에는 가해자들로 하여금 학급에서 공개적으로 자아비판(...뉘앙스는 묘하지만), 즉 다른 아이들이 보는 앞에서 피해학생들에게 공개사과를 시키는 방법도 있겠습니다. 아이들에게 "자신들이 한 행동에 대한 책임"을 지게 하는 차원에서입니다.
다른 건 몰라도 그런 문제라면 피바람은 언제든 몰아칠 수 있다는 사실을 아이들에게 확실하게 가르쳐 주셔야 할 겁니다. -_-;;
Commented by shikishen at 2006/06/12 23:42
윗 분.. 하늘이님께서 지적하신 것처럼.. 어쨌거나 보복의 여지가 남지않게 하실 수 없으시다면 그냥 두시는 게 나을 수 있습니다. 그리고... 아이들의 잘못을 고쳐주셔야지 아이들을 미워하시지 마세요... 제 학창시절에도 봐왔던 일들이라.. 묘하네요. 정말로.
Commented by 슈타인호프 at 2006/06/13 00:28
거참-_-;;
Commented by 수현 at 2006/06/13 00:30
아. 정말 머리가 아프겠네요. 힘내세요!
중학교 때 아이들이 어느정도까지의 선을 잘 긋지 못해서 그러니까 더더욱 텐님께서 잡아줘야 합니다. 학교 폭력이라; 선생님의 관심이 정말 중요한것 같습니다... 어쨌든, 아이들에게 확실히 선은 그어줘야 될듯하네요.
Commented by 아르메니아 at 2006/06/13 01:51
중학생때부터..;
보복이 가장 문제에요. 일이 커질수도 있겠지만 화이팅입니다!
Commented by 冷箭 at 2006/06/13 09:22
일단 텐님부터 안정을 찾으세요.
잘못한 아이들이 잘못을 느끼도록 깨달게 한 후 따끔하게 혼내주세요.
참 힘드시겠네요.
Commented by 미르시내 at 2006/06/13 17:51
허극... 정말 골치아픈 문제이군요.
그런 거 (주변 경험으로는 왕따문제) 선생님께서 못본 척 넘어가는 경우가 참 많아서
해결되지 않고 계속되는 경우가 많은데 부디 올바르게 해결하시길 바랍니다.
Commented by 레이피엘 at 2006/06/13 19:21
아이들, 나이는 어린데 하는 일들은 정말 무섭습니다.
잘 처리하시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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