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어 생활의 반성

연구 수업 때문에 부랴부랴 생활국어를 먼저 나가고 있는 T모(...) 교사. 그녀가 연구수업으로 준비한 단원은 생활국어 4단원인 국어 생활의 반성입니다. 그래서 그녀는 국어 4단원을 나가다 말고 갑자기 아이들의 원성을 꿋꿋이 무시하며 생활국어 4단원으로 건너 뛰는 짓도 저질렀습니다. 그리고 오늘 생활국어 4단원 수업을 시작했지요.

국어 생활의 반성이라는 단원답게 첫번째 소단원은 비속어, 은어, 외래어, 유행어입니다. 일단 비속어부터 시작했지요. 당연히 비속어에 대해 이야기하려면 비속어가 나와야 하지 않겠습니까? 사실 학창시절에 욕은 정말 '젠장' 외에는 하지 않았고 대학 시절에도 별달리 욕을 하는 성격은 아니었습니다만, 남학교로 발령받은지 두 달 반만에 "야 이 새끼야, 조용히 안하냐?", "닥쳐." 정도는 생글생글 웃으면서 할 수 있게 된 그녀....이기에 사실 비속어 자체에 대한 불안감은 없었습니다. 오히려 그녀가 걱정하는 부분은 비속어를 수업 시간에 시연해야 하는 것보다 '비속어를 많이 사용하면 안된다' 라는 학습목표였다는 후일담도 전해지고 있습니다만... 어쨌든. -ㅅ-;;;

그리하여 수업에 들어간 그녀. 원래 계획은 늘 떠드는 한 명을 붙잡아서 진짜 화 난 척 하고 막 욕을 해댄 다음 반 분위기가 썰렁해지면 생긋 웃으면서 "자, 이게 바로 비속어야." 라고 이야기해주려고 했습니다만... 오늘따라 평소에 떠드는 녀석들이 별로 안 떠드는군요. -_-;;; 이놈들이 꼭 필요한 타이밍에는 조용히 해주는 센스라니요. 할 수 없이 "선생님한테서 비속어를 당할 사람 지원 받자~" 라고 이야기했더니 의외로 지원자 또는 추천받는 아이가 꽤 있더라고요. (...) 그래서 각 반마다 한 명씩 붙잡고 바로 수업(!)에 들어갔습니다.

"이 개새끼야, 어따 대고 야리고 있냐? 이 싸가지 없는 새끼야, 지금 선생님이 하는 말이 안들려? 입 닥치고 조용히 안해 이 새꺄!!"
(이미지 관계 상 흰 글씨 처리합니다. -ㅅ-;;;)

애들이 눈을 똥그랗게 떴을 때 생글생글 웃으면서 설명을 합니다. "자, 이런 게 바로 비속어에요. 알았지? 그러니까 씨발, 졸라, 썅, 개새끼, 새끼 같이 욕설을 비속어라고 해요."

....그래도 두 달 동안 갈고 닦아 온 이미지가 있어서 아이들이 뭐, 별로 어색해 하진 않더라고요. (...) 그래도 오늘은 엄연히 수업에 필요하기 때문에 예를 들어 준 것 뿐이라서 그런지 "국어 선생님이 그런 말 써도 돼요?" 라는 말은 안 들었습니다. 으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 OTL


ps. 요즘 수업 시간에 조는 아이들에게 분필 토막을 던지는 데에 재미 붙인 T모 교사. 이제 꽤나 컨트롤이 붙어서 비록 아이에게 명중은 못 시켜도 몸에 맞추거나 책상에 맞춰서 애를 놀래키는 정도는 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요즘은 제가 토막 분필을 찾아 들면 아이들이 알아서 눈치를 보고 떠드는 아이를 툭툭 쳐서 조용히 시키는 정도의 눈치는 생기더라고요. (가끔 분필을 던져 주면 그 분필을 고맙게 받아서 연필 깎듯이 열심히 깎고 있는 아해도 존재합니다. -ㅅ-;;;) 오늘도 평소에 저에게서 분필을 자주 맞는 한 아이가 마침 옆을 보고 떠들고 있더라고요. 토막 분필을 찾아 봤는데 없길래 새 분필을 부러뜨리고 부러뜨려서 뾰족해진 곳을 세워서 겨냥해 아이에게 던졌습니다.

.....머리에 제대로 명중했습니다. (............) 제대로 머리에 퍽 맞고 튀어 나가더라고요. 아이가 옆을 보고 떠들다가 바로 머리를 붙잡고 쓰러졌습니다.;; 허걱;; 던져 놓고 스스로 놀란 T모 교사. 그 반 아이들이 화산고라고 웅성웅성하더라고요. 그나저나 분필 토막도 꽤나 위력이 강력하더라고요. 아이들이 어째서 쉬는 시간마다 분필을 던지고 노는지 이유를 조금 알 것도 같았던 T모 교사였습니다.

그나저나 그 놈.. 축구부였는데 역시나 축구부 사이엔 소문이 퍼져버렸습니다. -ㅅ-;;;; 쿨럭;;

by 텐(天) | 2006/05/18 21:47 | ::School2:: | 트랙백 | 덧글(12)

Commented by rabbit153 at 2006/05/18 22:01
...화산고!

분필신공을 익히셨군요-_-b
Commented by 우마왕 at 2006/05/18 22:22
이제 곧 전학생으로 장우혁이 오겠군요!
Commented by 세류 at 2006/05/18 22:42
화...화산고!! 멋지시옵니다...>.<b
Commented by 치오네 at 2006/05/18 22:43
화산고...면 권상우가 어디선가 수련을 쌓고 있고... +_+
Commented by 하늘이 at 2006/05/18 22:59
오...비속어 사용에 꽤나 익숙하신 모습...-ㅅ-;; 근데 연구수업을 보실 다른 선생님들의 반응이 궁금하군요. ^^:;
분필을 부러뜨리긴 아까우니 칠판지우개로 분화장을 시키는 방법은 어떠실지요. 너무 잔인한가요? ( ' ^')
Commented by 슈타인호프 at 2006/05/18 23:55
아니, 저도 새 분필을 부러뜨려서 던지진 않습니다만;;
Commented by 우마왕 at 2006/05/19 10:16
호부후// 그러니까 그것이 정식교사와 학원 파트타임의 차이(응?)
Commented by 팬더맨 at 2006/05/19 10:17
하악..다들 삐삐~장우혁도 아니고 권상우도 아닌 장혁..이라고요~!
Commented by 행인1 at 2006/05/19 10:52
두달만에 그 정도 경지에 오르신 겁니까......
Commented by 미르시내 at 2006/05/19 14:04
아하하하 비속어. OTL
아이고 대단하십니다. 뾰족한 곳 맞은 애 아팠겠어요. OTL
Commented by 비오네 at 2006/05/19 21:24
와하하하 열혈교사님이십니다.
아, JAM project 아저씨들이 27일, 28일 방한한다네요. 카케야마씨랑 엔도씨 두분만 온다지만...
Commented by 아리메 at 2006/05/20 07:12
비오네님/ 그럴 땐 'JAM project'가 아니라 '강철형제'가 온다고 해야 하는 겁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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